1. 신해철의 두 번째 앨범, Myself (1991.04.05)


트랙 리스트
Side A
1. THE GREATEST BEGINNING
2. 재즈 카페
3. 나에게 쓰는 편지
4. 다시 비가 내리네
5. 그대에게
Side B
1.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2. 아주 오랜 후에야
3. 50년 후의 내 모습
4. 길 위에서
1집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에 이어 1991년 발매한 신해철의 2집으로, 모든 수록곡이 다 타이틀 곡인 듯한 그야말로 명반이다. 전곡을 신해철이 작사, 작곡, 편곡 했다. 1집이 스타로서의 이미지에 가까웠다면, 2집은 작곡 능력과 자기 성찰적 가사를 통해 대중의 시선을 '가수'에서 '음악가'로 돌려놓은 앨범으로 평가된다.
테이프가 늘어지게 들었던 음반. 그 때 처음으로 인생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던 것 같다.
난 누구, 사람들은 왜 이렇게 살까, 나는 나이가 들면 어떻게 될까, 어떻게 살아야하지.
당시에는 너무 어려서 깊이 있게 고민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질문들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것 들이며, 그 질문을 통해 고민하는 시간이 소중한지 점점 알게 되었다. 지금껏 내 플레이리스트에 이 음반의 곡들이 늘 자리잡고 있는 이유이다.
2. 길 위에서
차가워지는 겨울바람 사이로
난 거리에 서 있었네
크고 작은 길들이 만나는 곳
나의 길도 있으리라 여겼지
생각에 잠겨 한참을 걸어가다
나의 눈에 비친 세상은
학교에서 배웠던 것처럼
아름답지만은 않았었지
무엇을 해야 하나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알 수는 없었지만
그것이 나의 첫 깨어남이었지
난 후회하지 않아
아쉬움은 남겠지만 아주 먼 훗날까지도
난 변하지 않아
나의 길을 가려 하던 처음 그 순간처럼
자랑할 것은 없지만
부끄럽고 싶진 않은 나의 길
언제나 내 곁에 있는 그대여
날 지켜봐 주오
끝없이 뻗은 길의 저편을 보면
나를 감싸는 건 두려움
혼자 걷기에는 너무나 멀어
언제나 누군가를 찾고 있지
세상의 모든 것을 성공과 실패로 나누고
삶의 끝 순간까지
숨 가쁘게 사는 그런 삶은 싫어
난 후회하지 않아
아쉬움은 남겠지만 아주 먼 훗날까지도
난 변하지 않아
나의 길을 가려 하던 처음 그 순간처럼
자랑할 것은 없지만
부끄럽고 싶진 않은 나의 길
언제나 내 곁에
언제나 내 곁에 있는 그대여
날 지켜봐 주오
내가 늘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가사.
자랑할 것은 없지만 부끄럽고 싶진 않은 나의 길
가족들, 특히 아이들을 보며 매일 다짐한다.
' 내가 ,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부끄러운 부모는 되지 않겠다. '
삶의 길잡이가 되어준 노래다.
3. 50년 후의 내 모습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일들
50년 후의 내 모습
주름진 얼굴과 하얗게 센 머리칼
아마 피할 순 없겠지
강철과 벽돌의 차가운 도시 속에
구부정한 내 뒷모습
살아갈 날들이 살아온 날들보다
훨씬 더 적을 그 때쯤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세월에 떠다니고 있을까
노후연금 사회보장 아마 편할 수도 있겠지만
(Rap)
I see an old man, sitting on the bench
Maybe he's crying cause he's dying
He's got a cigarette,
Burned like rest of his life
I try to remember who he is
He is me! I see my future now
He's got no family
Not even wife and a child
I'm so confused, I wish it's only dream
I hear the nature, I fear my future!
(Rap Ends)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세월에 떠다니고 있을까
노후연금 사회보장 아마 편할 수도 있겠지만
벤치에 앉아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긴 정말 싫어
하루하루 지나가도 오히려 길어지는 시간들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세월에 떠다니고 있을까
노후연금 사회보장 아마 편할 수도 있겠지만
벤치에 앉아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긴 정말 싫어
하루하루 지나가도 오히려 길어지는 시간들
어린 나이에 이 노래를 듣고는 한숨을 푹푹 쉬며 50년 후의 나의 모습을 상상했었다. 막연히 암울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서른 살만 되어도 세상 다 산 나이처럼 보였기 때문에 '50년 후' 는 더더욱 너무 멀고 어려운 상상이었다.
아,, 근데 벌써 35년이나 지났다. 50년이 되려면 아직 15년이 더 남았지만, 35년이 지나온 지금 이 중년의 시기는 그 때 떠올렸던 모습보다 훨씬 더 젊고 재밌게 살고 있는 것 같다. 15년이 지나고 정말 '50년 후' 가 되어서, '이 나이도 좋은 때' 라고 말할 수 있도록 매일을 성의있게 채워가고 싶다.
4.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여기 윤상(베이스), 손무현(기타)이 함께 있다.
너에게 전화를 하려다
수화기를 놓았네
잠시 잊고 있었나 봐
이미 그곳에는 넌 있지 않은 걸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마지막 작별의 순간을 너의 눈 속에 담긴
내게 듣고 싶어 한 그 말을
난 알고 있었어 말하진 못했지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너에게 내 불안한 미래를
함께 하자고 말하긴 미안했기에
내게로 돌아올 너를 또다시
혼자이게 하지는 않을 거야
내 품에 안기어
눈을 감을 때 널 지켜줄 거야
언제까지나 너를 기다려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만남의 기쁨도 헤어짐의 슬픔도
긴 시간을 스쳐 가는 순간인 것을
영원히 함께할 내일을 생각하며
안타까운 기다림도 기쁨이 되어
너에게 내 불안한 미래를
함께 하자고 말하긴 미안했기에
내게로 돌아올 너를 또다시
혼자이게 하지는 않을 거야
내 품에 안기어
눈을 감을 때 널 지켜줄 거야
언제까지나 너를 기다려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만남의 기쁨도 헤어짐의 슬픔도
긴 시간을 스쳐 가는 순간인 것을
영원히 함께할 내일을 생각하며
안타까운 기다림도 기쁨이 되어
그러고보니 시간이 약이고, 의심 없다면 그 날을 기다리는 것은 안타까워도 기쁨이다.
5. 나에게 쓰는 편지
난 잃어버린 나를 만나고 싶어
모두 잠든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네
내 마음 깊이 초라한 모습으로
힘없이 서 있는
나를 안아주고 싶어
난 약해질 때마다
나에게 말을 하지
넌 아직도 너의 길을
두려워하고 있니
나의 대답은 이젠 아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오
(Rap)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 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고호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 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 더 이상
도움 될 것이 없다 말한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계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가끔씩은 불안한 맘도 없진 않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친구여
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
(Rap Ends)
때로는 내 마음을
남에겐 감춰왔지
난 슬플 땐 그냥 맘껏
소리 내 울고 싶어
나는 조금도 강하지 않아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더 이상 버틸 힘이 없고, 일어설 힘이 없고,
세상이 다 끝났다고 생각될 때 저는 항상 거울을 보거든요.
여러분도 거울을 보면 여러분 스스로를 믿는 단 한 사람,
마지막 한 사람이 그 안에 있습니다.
여러분들 자기 자신, 끝까지 여러분들 자기 자신을 믿으세요.
고맙습니다.
6. 재즈 카페
이 오빠 정말 패기 있지 않은가. 발라드가 주류였던 당시에 댄스 음악을 들고 나와서는 환장할 저음과 함께 현란한 댄스를 선보였다. 이 영상은 연말 가요대상 무대라 좀 더 신경써서 편곡하고 만든 무대였던 것 같다. 바지와 몸동작이 마치 계산된 것처럼 펄럭펄럭 재밌다. 흰 장갑을 포함한 그 날의 착장은 연말 시상식에 대한 예의가 느껴진다.
Rap) 위스키 브랜디 블루진 하이힐
콜라 피자 발렌타인 데이
까만 머리 까만 눈의
사람들의 목마다 걸려있는 넥타이
어느 틈에 우리를 둘러싼
우리에게서 오지 않은 것들
우리는 어떤 의미를 입고 먹고 마시는가
빨간 립스틱 하얀 담배연기
테이블 위엔 보석 색깔 칵테일
촛불 사이로 울리는 내 피아노
밤이 깊어도 많은 사람들
토론하는 남자 술에 취한 여자
모두가 깊이 숨겨둔 마음을 못 본 체하며
목소리만 높여서 얘기하네
흔들리는 사람들 한밤의 재즈 카페
하지만 내 노래는 누굴 위한 걸까
사람들 돌아가고 문을 닫을 무렵
구석자리의 숙녀는 마지막 메모를 전했네
노래가 흐르면 눈물도 흐르고
타인은 알지 못하는 노래에 담긴 사연이
초록색 구두위로 떨어지네
흔들리는 사람들 한밤의 재즈 카페
하지만 내 노래는 누굴 위한 걸까
흔들리는 사람들 한밤의 재즈 카페
하지만 내 노래는 누굴 위한 걸까
'그대에게' 와 함께 도입부부터 마음을 사로잡은 곡으로 기억한다.
이 앨범은 대한민국 대중음악 역사상 최초로 MIDI를 적극 활용하여 작업한 역사적인 앨범이라고 한다. 내 개인적으로는 본격적으로 신해철을 보여주겠다 선포하는 듯 느껴지는 앨범이다.
내가 왜 신해철을 좋아하는가 생각해보니,
패기와 용기를 말뿐이 아닌 스스로가 실행으로 보여주면서,
혼나야 할 때는 혼내주고, 내 편 들어줘야할 때는 내 편을 들어주는 선배미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이 선배님,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지금도 더 혼나야 하고 응원도 받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 그리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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