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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후기·정보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광대> 공연 솔직한 관람 후기

by 쟈스민그린티 2026. 7. 12.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에서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광대> 라는 공연을 관람했다. 평소 국악이나 전통 연희 공연을 자주 보진 않는데, 이번에 기회가 닿아 다녀오게 되었다.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광대> 팸플릿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광대> 팸플릿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광대> 팸플릿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광대> 팸플릿

공연은 1902년 협률사 시절의 광대들이 현재의 무대로 쏟아져 나온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판소리와 무용, 사물놀이, 접시 돌리기 같은 전통 연희가 80분 동안 쉼 없이 이어지는 구조다.

극 초반에는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춤선이 눈길을 끌었지만, 솔직히 초반 전개는 약간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잔잔하게 흘러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아이' 역을 맡은 서이은 소리꾼이 등장해 소리를 시작하는데, 순간 극장 안의 공기가 확 바뀌는 기분이 들었다. 작은 체구의 어린이가 내는 소리 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무대 장악력이 대단해서 그 때부터 몰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순백' 역의 박인혜 소리꾼이 심청가 대목을 부를 때는 절절해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우리 소리가 가진 힘을 실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국립정동극장 예술단 <광대> 커튼콜

중간에 광대들이 사물놀이를 하는 장면에서는 어릴 적 기억이 문득 겹쳤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 사물놀이 팀에서 무거운 징을 맡아 쳤던 기억이다. 어린 마음에 징이 참 무거워서 고생스러웠지만, 그때 느꼈던 몰입감과 신명 남, 즐거운 감각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런 소리에 빠져드는 몰입감과 신명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정서가 아닐까 싶다. 요즘 어린 학생들도 이런 공연을 통해 그 즐거운 감각을 경험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 집중력을 보여주던 접시 돌리기(버나놀이)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상모돌리기 퍼포먼스도 흥미롭게 보았다. 전통 의상의 알록달록한 색감도 보기 좋았다.

아쉬운 점도 하나 있었다. 소리를 할 때 가사 전달이 명확하지 않아 내용을 알아듣기가 좀 어려웠다. 심청가처럼 익숙한 대목은 내용을 아니까 얼추 이해했지만, 생소한 다른 소리들은 (나만 그런 것일 수도 있으나) 도통 무슨 말인지 잘 못알아 들어서 정말 좀 많이 아쉬웠다.

무대 옆에 자막으로 가사를 띄워주면 어떨까 싶다가도, 자막을 보느라 극 몰입에 방해가 될까 봐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내용을 알고 들었다면 좀 더 좋았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무대에서 중심을 잡아주던 고수(북 치는 사람)가 인상 깊었다. 북 하나로도 이 정도인데? 문득 이 공연의 모든 음악을 녹음된 음원이 아니라,  전체가 100% 라이브로 연주했다면? 그랬다면 현장감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을 울리는 진동이 객석까지 바로 전해졌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다.

자극적이거나 인위적인 연출 없이 우리 고유의 정서를 담백하게 보여준 공연이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가거나, 아이들에게 우리 소리나 춤 등 전통예술의 매력을 경험해 주기에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다.